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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다해/독서감상문

[책] 슬기로운 언어생활

by 공부하는다해 2022. 4. 2.

책 제목 : 슬기로운 언어생활

저자 : 김윤나

출판사 : 카시오페아


독서 모임에 선정된 책이라 읽게 되었다.

​쉽게 읽혔으나 좀처럼 페이지를 넘기기 힘든 책이었다.

 

상대를 알아주고, 인내하고, 관심을 둬 주고, 경청하고, 조심하고, 말을 줄이고, 끄덕이고. 남과 교류하면서 도움이 될 말이 맞았는데 어딘가 불편했다.

 

상대에 대한 배려는 많은데 나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나도 존중받고 싶은데 왜? 불공평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한데 사회는 불합리하고 공평하지 않다. 불쾌하고 못마땅하고 짜증이 난다.

 

작가는 소통에서 발생할 괴로움을 최소한으로 막는 방법을 제시해주었다. 그래서 책을 끝까지 보기로 마음을 정했다. 어차피 받는, 받아야 할 일이라면 방비하는 게 당연히 좋으니까.

 

결론부터 말하면 맞는 이야기다. 신중하게, 상냥하게,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는 사람에게 적대적인 반응을 보일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 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침을 뱉거나, 뱉으려는 예외의 경우에 회피해도 된다. '거리를 두는 것이 현명하다.'라고 작가도 추천해주었다.

 

그렇지만 전부 공감하는 이야기로 채워진 것은 아니었다. 솔직히 말해서 책대로 살다가는 상대의 감정 쓰레기통이 되거나 답답해서 화병이 날 것 같았다.

 

작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는 길을 보라 했다. 그러나 난 자신의 마음속에 들어가는 길을 먼저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상대의 마음은 그다음이다.

 

작가가 의도한 바를 실천하려면 충분한 자존감을 가져야 할 것 같다. 불편한 상황에서도 굳건하게 견딜 수 있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나를 존중하고 믿어야지. 내가 흔들리고 여유가 없는데 어떻게 남을 존중하고 배려해주겠어.

 

사회를 바꿀 수는 없다. 상대를 바꾸는 것 또한 몹시 어려울 것이다. 작가는 생후 36개월이 지나기 전의 아기 정도만 행동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은 하나뿐이다.

 

작가가 말하는 것처럼 하면 된다. 그러나 대상은 남이 아닌 나다. 나를 사랑하고, 아끼고, 관심을 둬 주고, 경청하고, 존중해주자.

 

내가 변하면 불편하고 못마땅하게 느껴졌던 것들도 다르게 보인다. 변화가 긍정적일 수도 더 부정적일 수도 있겠지만, 내가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있다면 문제없다.

 

여유가 있는 상태이니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심을 끌어내기 쉬울 것이다. 슬기로운 언어생활의 시작은 여기부터라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난 시작 지점에 도달하지 못한 것 같다. 그러니 자존감을 채우고 다시 읽어야겠다.

 

글이 이해하기 쉬운 문체로 아주 간결한 것에서 글쓴이의 고충이 느껴졌다.

사람들이 말을 얼마나 못 알아먹길래 이렇게 상냥하고 나긋나긋하게 촌철살인을 날릴까.

작가가 강의하며 사람들 만나는 일이 무척 힘들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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