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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다해/독서감상문

[책] 요시카와 에이지 삼국지

by 공부하는다해 2022. 4. 2.

책 제목 : 삼국지

저자 : 요시카와 에이지

출판사 : 지우


10권이나 되고 다른 책들도 읽다보니 완독하는 데 두 달 걸렸다. 

읽는 도중 독후감을 써서 글이 3개인데 그냥 합쳤다.


삼국지 1 - 도원결의

오빠가 삼국지 세트를 샀다고 해서 나도 읽어볼까? 해서 읽기로 했다.

 

너무 유명한 작품이지만 제대로 읽은 것은 아주 오래전이다. 그때는 이문열 작가의 작품을 본 것 같다. 현재 기준으로 5권까지 읽었는데 독후감을 이제 쓰네. 읽느라 바빴다. 하하.

 

유비, 관우, 장비하면 삼국지 게임의 이미지가 너무 강렬해서 4~50대로 연상되는데, 1권 기준으로 3형제는 20대 초반이다. 이제 막 성인 된 애들이 복숭아 밭에 모여 술 마시며 형제 먹자! 하는 게 좀 웃기기도 하고. 나 20대 초반에는 어땠나 싶었다.

 

전체적으로 글이 잘 읽혔다. 인물들의 대화가 많고, 성격이 잘 묻어나와 그런지 재밌었다. 계속 쭉쭉 읽어야지!


삼국지 2~7권

권마다 독후감을 쓰기 힘들어서 일단 읽은 곳까지 쓴다.

무협 소설을 읽는 것처럼 무척 재밌었다. 게임이나 다른 매체를 통해 접했던 인물의 내면을 접하니 더 그런 것 같다.

 

특히 여포가 인상 깊었다. 내 안의 여포는 양 아버지를 두 번 죽이고 귀 얇고 배신 잘하는 무력 100의 장수였다. 한데 책을 읽으니 이미지가 달라졌다.

 

여전히 귀가 얇고 배신도 잘하고 사람도 잘 죽이지만, 순정파고 가족, 특히 딸을 사랑하는 뭔가 미워하기 힘든 입체적인 인물이 되어버렸다. 딸을 업고 적을 벗어나려 고군분투하는 장면이 아직도 기억난다. 그래서 죽었을 때 마음이 좀 짠했다.

 

조운과 유비의 절절한 첫 만남도 재밌었다. 장르가 로맨스로 바뀐 줄 알았다. 삼국지가 로맨스라면 유비는 하렘의 주인공이겠지. 모두가 유비를 형님, 주군하며 따르잖아. 그렇다면 진히로인은 제갈공명일까.

 

6권 적벽대전에서 공명은 진짜 멋있었다. 오의 신하들을 말로 찍어 누르는데 통쾌하더라. 랩배틀 보는 줄 알았다. 이때부터 공명은 초능력자가 된 것 같았다. 주유가 그를 견제하고, 감탄하고, 존경하다 두려워 죽이려 하는 게 이해 갔다.

 

만약 공명이 자기 형의 말을 듣고 오나라에 몸을 의탁했다면 어땠을까. 노숙이 중간에서 고생을 좀 하겠지만 적이 아닌 아군이 된 둘은 잘 어울렸을 것 같다. 그럼 유비는 조조에게 털리고, 조조랑 붙었으려나.

 

조조하니까 관우와 조조의 관계도 기억난다. 관우가 너무 유비유비해서 조조가 너무 불쌍해 보이더라. 너무한 거 아니야?라는 생각도 들었는데, 그런 관우라서 조조가 아끼고 갖고 싶어 했겠지.

 

그밖에 생각나는 인물은 술 먹으면 개가 되는 장비랑, 유비 아들 구하려고 홀로 적진을 누볐던 조운이랑, 나라면 여기에 매복을 해두겠다! 라며 웃다가 매복에 털린 조조랑, 조조를 놓아주는 관우랑, 주유랑 공명 사이에서 네? 뭐요? 왜 구래요? 하며 놀라는 노숙 정도일까. 분명 더 있는데 기억이 안 난다.

 

책 안 보고 기억나는 대로 쓰니까 두서가 없네. 하하. 그런데 이렇게 독후감을 써도 좋은 것 같기도. 독후감을 너무 각 잡고 쓰려 하니까 자꾸 미루게 되잖아. 부담 없이 가볍게 쓰자! 그래야 미루지 않고 쓰지!


삼국지 8~10권

독후감 쓰는 노트를 노션으로 바꿨는데, 이게 복붙이 너무 불편하네...당분간 고민해봐야겠다..ㅠ

삼국지를 드디어 다 읽었다.

솔직히 말하면 꼼꼼하게 읽지는 못했다.

청독은 다른 일을 하면서 책을 들을 수 있어 편하고 좋은 반면에, 다른 일을 한 만큼 집중 하지 못하기 때문이지. 그래서 요즘은 낭독도 섞어서 하는데 독서 시간과 목의 소모량이 커서 부담스럽더라. 나에게 맞는 독서 스타일을 찾을 때까지 열심히 읽어야겠다. 그 때가 되면 삼국지를 더 잘 읽을 수 있겠지!

삼국지를 읽으며 뛰어난 장수가 많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덕분에 그동안 게임이나 만화를 접하며 쌓인 편견이 많이 사라졌다. 그래서 책을 읽는데 좀 서글픈 기분이 들었다.

노년의 조조가 자신이 계속 젊다고 생각했던 것처럼, 나 또한 이들이 언제나 튼튼하고 강해 보이길 바랐나 보다. 혈기 왕성했던 장수들이 노장이 되거나, 죽는 게 보기 싫었다. 관우가 죽고 나서는 잠깐 책을 덮고 말았다.

삼국지 중 내가 제일 좋아하는 무장은 관우랑 조운이다. 주군에게 충절을 바치는 일화가 너무 유명해서 그런 것 같다. 난 이렇게 일편단심이 좋은가보다. 이것 또한 매체에서 내게 심어온 이미지이겠지만 뭐 어때! 관우랑 조자룡인데!! 그렇지만 이 둘을 장군으로 모시거나 부하로 두고 싶지는 않다. 진짜 정말 피곤하거나 여차하면 목이 떨어져 나갈 것 같거든. 하하.

관우도 죽고, 장비나 유비도 죽고 다 죽으니 뭔가 마음이 허했다. 그래도 조자룡은 오래 살아있어서 마음에 위안이 되었는데 1차 북벌 당시 공명이 49세, 조자룡이 칠순이라고 하는 거야. 자식들도 나오고 자신을 노장이라고 칭하니 뭔가 기분이 이상했다.

책의 후반은 제갈량의 눈물겨운 북벌 도전기였다.

북벌에 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읍참마속이라는 사자성어는 알고 있다. 그래서 마속이 나왔을 때 이번은 망했다는 것을 눈치채버렸다. 그 뒤로 계속 북벌 도전하고 실패하고 다시 도전하고. 사이사이 치세에 힘쓰고 도구 개발도 하고 내정도 살피고 유선 모시고 진짜 힘들었을 듯하다.

그나마 있던 쓸 만한 장군은 다 죽어나가, 끝내 조자룡까지 떠나고 장비, 관우 아들도 죽고 혼자 아등바등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 안쓰러웠다. 그래서 그런지 공명이 눈을 감았을 때에는 찡해서 눈물이 나와 버렸다.

삼국지에는 뛰어난 장군들이 대거 등장한다. 그 중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한 공명을 작가는 사실 그가 충성을 다하는 평범한 인간이라는 점을 알려주려 한다. 공명은 청렴하고 검소하며 정직과 충직한 사람이라고 이런저런 것들을 가져와 말하는데……. 전혀 평범하지 않은걸?

역시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더라. 과거나 현재나 한 자리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사리사욕을 취하는 일이 얼마나 많은데.

그래서 평범하다는 말에 조금 반감을 가지고 있던 차였는데, 뒤에 나오는 작가의 평가를 보니 납득이 갔다.

 

"공명은 위대한 보통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공명만큼 정직한 사람은 드물다. 절대로 공자나 맹자와 같은 성현도 아니고 기교를 갖춘 쾌남도 아니다. 단지 그의 평범함이 세상의 평범함과 달리 너무 컸던 것이다."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이런 사람이 촉의 제위에 올랐다면 어땠을까? 궁금증이 든다. 진짜 후반부 읽으면서 북벌 안하고 촉 제위 올라서 그냥 부국강병에 집중해!! 라고 하고 싶더라. 뒤에 나오는 촉의 멸망 길을 보니 답답했거든.

 

공명 사후 촉이 30년 동안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이 공명의 내치와 국방에 대한 대비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 살아있었다면, 그가 제위에 오르거나 승상 계속해서 촉을 다스렸다면 300년은 갔을 거 아냐. 그런 촉한이 궁금하다!!

실제 역사는 삼국이 진으로 통일 되는 것으로 끝이 났다. 책도 진의 통일로 마무리 되었다.

역사를 다룬 소설은 과거의 일이라 결과를 알고 등장인물이 다 죽어 끝나 그런지 읽고 나면 마음이 너무 허한 것 같다. 그래도 재밌었고, 나중에 또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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