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부하는다해/글 공부

22년도 2학기 소설창작입문 및 무작위 단어 글쓰기

by 공부하는다해 2023. 1. 17.

난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한다.
전율하게 만드는 작품을 읽으면 나도 이런 문장을 써보고 싶다는 열망이 든다. 그러나 아쉽게도 아직 써본 적이 없다.

공모전 열릴 때 무턱대고 글을 연재해 본 적이 있다. 나름 관심을 모으긴 했는데 공모전은 떨어졌다. 역시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그러나 좌절은 짧았다. 운 좋게 출간제의가 들어온 덕분이다. 직장을 다니고 있던 터라 이런저런 조율 끝에 계약을 했다.

인간사는 새옹지마라 했던가... 얼마 있지 않아 나에게 슬럼프가 오고 말았다. 100편 넘게 썼지만 슬프게도 완결을 못 내고 말았다. 어쩔 수 없이 계약을 캔슬했다. 표지도 직접 열심히 그렸건만 글이 안 써지니 방법이 없더라.

폴더에 잠들어 있던 것 발굴...ㅋㅋ 부끄러우니까 작게^^

그렇게 한동안 글을 못 쓰니 어떻게 글을 썼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하얀 화면이 막막하고 내가 이걸 어떻게 썼지?라는 생각만 들고, 답답하고.

그래서 소설창작과의 문을 두들기게 되었다.

강의는 좋았는데 과제는... 힣.. 모든 과목이 다 그런 것 같다.ㅋㅋㅋㅋㅋ
하기 시렁.

과제는 안 내면 0점이기에 뭐라도 내는 게 좋다.
교수님 절 견뎌주세요. 존경합니다.라는 마음으로 과제에 임했다. ㅋㅋㅋ
1학기 소설창작론의 과제는 작법서의 서평과 감상을 쓰는 것으로-

누르면 페이지로 넘어갑니다. ><

본 책을 대상으로 과제를 작성했는데 감사하게도 A+을 받았다.
교수님 고맙습니다 ;ㅁ;

2학기는 짧은 소설 2편을 쓰는 것이었다.
본 글에 붙이기는 길어서, 따로 올려야겠다.

 

이 과제도 A+ 받았다 >< 교수님 고맙습니다!!

 

다음 학기에는 분량이 더 늘어날 것 같은데. 미리미리 준비해 놔야겠다.
글도 사람 몸처럼 근육이 있어서 안 쓰면 퇴화하고 잘 쓰면 마음이 가는 대로 잘 써지기에,
나중에 후회하지 않도록 시간을 알차게 쓰고 싶다.


종종 키워드를 무작위로 뽑아 그 단어가 포함된 글 쓰는 연습을 한다. 기승전결이나 줄거리 등을 따지지 않고 그냥 자유롭게 마음대로 쓰는 데 무척 재미있다. 아래는 연습으로 썼던 글 중 하나다.


키워드
사과, 녹색, 고마워, 미끄러진, 부끄러워하다

울창한 숲에는 동틀 무렵의 어스름이 가득했다. 그러나 무명의 걸음은 거침이 없었다. 사과를 꺼내 베어 물 정도로 여유로웠다. 모두 하루 전날 거치적거리는 나뭇가지를 잘라낸 덕분이다.

사실 짐승들은 사람 손이 탄 길에 접근하지 않는다. 흔적을 남기는 짓은 되도록 피해 왔었다. 하지만 사냥의 계절이 끝난 지금은 경우가 달라진다. 당분간 무명은 사냥꾼이 아닌 약초꾼이 될 예정이다. 이제 먹다 남은 사과를 버리거나 나뭇가지를 부러뜨려 길을 내는 것쯤은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약초꾼이라 했지만, 무명은 다른 약초꾼처럼 땅을 파거나, 절벽에 매달리거나, 까마득한 나무를 타지 않는다. 그들과 비슷한 것은 험준한 산을 올라야 하는 것 정도?

숲을 빠져나온 무명이 멈춰서 매무새를 다듬기 시작했다. 옷깃과 허리끈을 단단히 여미고 옆구리에 찬 단 검과 밧줄 등을 살폈다. 마지막은 점검은 무릎 아래까지 감싼 각반이다. 험한 산을 오를 때는 발목을 조심하고 독충과 뱀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해야 한다. 아무리 산에 익숙한 사람일지라도 예외 없는 일이다.
산은 언제나 변덕스럽다.
무명이 마지막으로 절차로 각반을 확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신중하고 꼼꼼하게 살피다 보니 손이 어느새 흥건히 젖어 버렸다.

길을 트기 위해 잘라낸 것은 위지 아래쪽이 아니다. 발치의 축축한 풀밭에는 아슬아슬하게 매달린 방울이 가득했다. 밤이슬일까 이제 막 맺힌 새벽이슬일까.
날렵한 녹색의 줄기를 따라 미끄러진 이슬이 풀 끝에 맺혔다. 떨어질 듯 매달린 이슬이 눈물처럼 보인다고 무명이 생각했다.

덕분에 눈물 많은 제 동생이 떠오르고 말았다. 사냥꾼의 자식이면서 붙잡힌 짐승이 불쌍하다고 엉엉 울던 녀석이었다. 그래서 작은 짐승을 몇 번이나 몰래 놓아주고는 저를 혼낼 아버지가 무서워 또 울었다. 그게 참 요란했었더랬지.

무명은 우는 아이를 대신했다. 언제나 자신이 한 일이라며 아버지의 체벌을 받았다. 손위형제이지만 무명 또한 어렸다. 불같이 화내는 아비의 매 질은 언제나 견디기 어려웠다.

만약 무명이 나서지 않았다면 금방 끝날 손찌검이었을 것이다. 이제 막 열 살이 된 아이를 때릴 정도로 아비가 막 돼먹기는 했지만, 무명보다는 아이를 더 아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무명이 대신 맞은 것은. 동생이 누나, 누나. 하며 우는 게 어리석으면서 가여웠기에. 동생이 아비보다 자신을 더 따랐으니까. 울보 녀석이 고마워하며 약을 발라주는 손이 따뜻했으니까. 약초와 꽃을 엮어 만든 엉성한 화관을 부끄러워하며 씌워주는 게 좋았으니까. 다정했던 어머니를 닮았으니까.

무명이 상념에 빠진 짧은 사이 동이 트고 녹색 가득하던 이슬에 빛이 깃들었다. 설마 그 찬란함이 무거웠을까. 풀 끝에 아슬아슬하게 맺혀 있던 이슬방울이 끝내 떨어지고 말았다.

매일 요란하게 울어재꼈던 아이의 눈물과는 달리 방울의 떨어짐이 고요했다. 무명은 마지막까지 시끄럽게 울었던 동생을 가만히 떠올려보았다. 그러다 피식 바람 빠진 소리를 내고 말았다.

이슬을 보며 이 무슨 쓸데없는 생각이람. 자조한 무명이 축축한 손으로 눈가를 문질렀다. 어느새 눈가에 맺힌 이슬을 닮은 방울의 뜨거움이 손등에 번져나갔다.


부끄럽지만...ㅎㅎ
짧은 글인데도 이상한 부분이 왜 이리 많이 보이는지... 퇴고를 해도 해도 그런다. ㅋㅋㅋ

글은 꾸준히 써야 느는데 뭘 써야 할지 모르겠다면!
이런 식으로 랜덤 하게 단어를 엮어 글을 쓰는 게 좋은 것 같다.
구글에서 랜덤 단어, 랜덤 키워드 등으로 검색하면 무작위로 단어를 제시해 주니 이용하면 편하다. ㅎㅎ

일주일에 한 번 블로그에 습작 글을 올릴 수 있도록 나를 채찍질해야겠다. 연재글도 준비해 보고!! 앞으로 정신 똑바로 차리자 나야!

'공부하는다해 > 글 공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짧은 소설쓰기] 개 그리고 마왕  (71) 2023.02.01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