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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다해/독서감상문

[책] 글쓰기의 감옥에서 발견한 것

by 공부하는다해 2022. 6. 23.

책 제목 : 글쓰기의 감옷에서 발견한 것

저자 : 위화 / 김태성 옮김

출판사 : 푸른숲


난 아는 작가나 책이 적다. 독서를 최근에 시작해서 그렇다. 그래서 유명한 고전이나 베스트셀러를 읽으려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솔직히 말하면 이 책의 작가를 처음 들어본다. 전 세계에 강의를 나가는 엄청나게 유명한 작가 인 것 같은데, 부끄럽구만! 나중에 하정우가 감독, 주연을 맡은 허삼관의 원작인 허삼관 매혈기의 작가라는 것을 알고 나니 좀 신기했다.

이 책은 작가가 전 세계에서 강연한 원고를 바탕으로 나온 작품이다. 그래서 강의 내용을 받아 적은 것 같은 느낌의 입말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런 형식으로 구성된 책은 처음 읽어봐서 낯선 감이 있었다. 그러나 읽다보니 현장감이 느껴져 나중에는 몰입해서 읽게 되었다.

사실 작가와 세대, 문화 차이가 많이 나는 터라 살짝 걱정이 들었다. 내가 책에 호불호가 강하다보니 덮은 책이 한 두 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읽다보니 괜한 걱정을 한 것 같더라. 언어나 문화가 달라도 글을 읽고 쓰는 행위에서 오는 기쁨과 고통은 전 세계 공통인가보다.

제목에 글쓰기의 감옥을 붙인 것이 무척 마음에 든다. 처음에는 창작의 고통 때문에 이런 제목을 지었나 했는데. 젊은 시절의 그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 작가에게 흠뻑 빠져있던 것을 감옥이라 표현한 것이었다. 그렇다면 그가 감옥에서 발견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가 감옥에서 발견한 것은 바로 ‘독서’다.

글쓴이는 자신에게 영향을 끼칠 또 다른 작가의 글을 읽게 된 것이다. 독서를 하다 감옥에 갇혔는데 독서를 통해 그 감옥에서 나온 셈이지.

 

나는 글뿐만이 아니라 그림공부도 하는 입장이다 보니 공감이 많이 갔다. 독서나 그림이나 감명 깊게 본 작품에 내가 영향을 받는 것은 똑같다는 말이다.

그림 공부하는 사람들은 모작 공부를 하게 된다. 적어도 난 그랬다. 그림 관련 학원을 세 번 다녀 봤는데 선생님들은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찾아 모작을 하라고 하라고 하셨다. 하다 보면 이래도 되나? 이건 내 그림체라고 할 수 없잖아. 실력이 정말 늘까? 라는 불안과 걱정을 하는 학원생을 종종 본 기억이 있다.

학생들의 고민에 선생님은 ‘그래도 보고 공부해.’라고 했다. 저보다 나은, 다양한 사람의 결과물을 보고 배워야 실력이 는다는 말을 하셨다. 그렇게 그리다보면 제 스타일을 찾게 된다고도 하셨다. ‘그러니까 손 놀리지 말고 빨리 그려!!’라는 잔소리도 함께였다.

나도 선생님의 말에 동의하고 있다. 그래서 작가가 하는 말에 어느정도 공감이 간 것이다.

아래는 작가가 감옥에서 발견한 것- 그러니까 독서와 글쓰기에 대해 말 한 것 중 가장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사람들은 항상 어떻게 해야 유명 작가가 될 수 있느냐고 묻습니다. 저는 엉덩이가 의자와 완전히 친해져야 가능하다고 대답합니다. 한번 자리에 앉으면 장시간 그대로 있어야 하는 겁니다. p.86

어떻게 해야 작가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저는 단 한단어로 대답하고 했지요. “쓰세요.” 이것 말고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글을 쓴다는 건 인생을 경험하는 것과 같습니다. 경험하지 않고서는 인생이 채워지지 않아요. 글을 쓰지 않고는 작품이 있을 수 없습니다. p.81

“어떻게 하면 훌륭한 작가 될 수 있나요?” 제가 대답했지요. “좋은 작가가 되고 싶으면 먼저 훌륭한 독자가 되세요.” p.385

독서란 궁극적으로 자기 자신을 제자리에 답보하게 하고 아무런 변화 없이 시종여일하게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변화 시키고 풍부하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P.215

글에서 단호하고 확고한 힘이 느껴졌다. 한 분야에서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른 이의 말이라 더 그런 것 같았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또 책이 읽고 싶어졌다. 작가를 가둔 작가와 꺼내 준 작가의 책을 찾아봐야겠다. 그리고 세계문학 시리즈 독서에 도전 중이었는데 꼭 완독 해야겠다는 의지가 굳건해졌다.

 

그러면 나도 누군가의 감옥이 되거나, 누군가에게는 열쇠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문학의 세계에는 옳고 그른 것이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단지 서로 다른 사람들이 서로 다른 입장과 관점에서 옳고 그른지를 가릴 뿐입니다. p.55

 

대화로 구성된 장편소설을 쓸 때는 대화문의 성격이 서술문 위주인 소설의 대화문과 달라야 합니다. 후자의 대화문은 두 가지 기능을 한다는 점이 다릅니다. 첫 번째 기능은 그 대화문이 등장인물의 말이어야 한다는 것이고, 또 하나의 기능은 대화문으로 서술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겁니다. 때문에 반대로 대화문으로 이루어진 소설을 쓸 때는 그 대화문이 반드시 서술문의 리듬감과 선율을 갖춰야 합니다. 어떻게 대화 부분과 서술 부분을 하나로 융합시킬 것인가 하는 것이 관건이지요. 간단히 말해서 대화가 서술이 되게 하고 또 서술이 대화가 되게 해야 하는 겁니다. p.90

 

저는 훌륭한 문학 교육은 먼저 작품을 읽고, 그다음에 분석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P.299

 

저는 픽션과 논픽션의 구분은 우리가 작품을 읽을 때 어떻게 받아들이냐의 차이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독서를 하면서 논픽션이 말하는 것은 진실이고, 소설이라고 불리는 픽션이 말하는 것은 가짜라고 인식하게 되지요. p.326

마음에 드는 부분을 옮겨 적으며 독후감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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