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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다해/독서감상문

[책] 끌리는 이야기는 어떻게 쓰는가

by 공부하는다해 2022. 6. 21.

제목 : 끌리는 이야기는 어떻게 쓰는가

작가 : 리사 크론 / 번역 : 문지혁

출판사 : 웅진지식하우스


[요약 겸 서평]

사람은 자신의 경험, 마음을 알려주고픈 욕구가 있다. 그래서 글을 쓴다. 글은 누구나 쓸 수 있다. 그러나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글을 쓰는 일은 쉽지 않다.

 

끝내주는 아이디어를 이용해 글을 써도 재미가 없다면 독자는 외면한다.

재미있는 글을 썼지만 이어지지 않으면 그것은 이야기가 아닌 부차적인 요소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독자의 흥미를 끄는 매력적인 글, 이야기를 쓸 수 있을까.

더 나아가 '이야기'는 과연 무엇인가.

 

이야기의 사전적 정의는 "어떤 사물이나 사실, 현상에 대하여 일정한 줄거리를 가지고 하는 말이나 글. 자신이 경험한 지난 일이나 마음속에 있는 생각을 남에게 일러 주는 말. 어떤 사실에 관하여, 또는 있지 않은 일을 사실처럼 꾸며 재미있게 하는 말."이다. 요약하면 이야기는 실재에서 상상까지 극과 극을 아울러 전달할 수 있는 수단인 셈이다.

 

이야기의 뜻은 알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는 조금 더 구체적인 답을 원한다. 독자의 흥미를 끄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알고 싶다. 저자 리사 크론은 작가인 독자의 입장에 맞도록 '이야기'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를 제시한다.

 

"이야기란, 달성하기 어려운 어떤 '목표'를 위해 노력하는 '누군가'에게 '일어나는 일'들이, 그에게 어떤 영향을 주며, 나중에 그를 '어떤 모습으로 변화시키는가.'를 보여주는 일이다."

 

이제 우리는 끌리는 이야기가 어떤 것인지 대략적인 모습을 그릴 수 있다. 그렇다면 작가가 말한 '목표', '누군가', '일어나는 일', '어떤 모습으로 변화시키는가.'는 어떻게 써야 하는가?

 

이 책은 이런 식으로 독자로 하여금 질문을 만들게 하고, 저자가 직접 질문을 던지며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이의 생각을 자극한다. 질문에 그치지 않고 저자는 뇌 과학이 입증한 성과를 바탕으로 납득이 갈 만한 해답을 제시한다. 그러나 글을 쓰는 것은 책의 독자인 자신이기에 스스로 답을 찾아가며 글을 써 내려가야 하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각 장의 소제목과 서두를 장식하는 경구와 인용문은 그 장을 관통하는 주제가 되고, 12장에 걸쳐 저자가 풀어내는 이야기와 뇌의 비밀, 체크 포인트는 글을 쓰는 데 있어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이다.

 

독자는 의미와 이유를 찾는 것을 좋아한다. 독자는 다음에 일어날 일을 알고 싶어 한다. 그렇기에 작가는 독자가 이야기에 몰입할 이유를 찾아줘야 한다.

'이야기가 아름다운 글을 이긴다. 언제나.' 아름다운 문장보다 독자를 사로잡을 호기심이 우선이다. 독자가 이야기에 빠진다면 무의식적으로 글을 계속 읽어 나가게 될 것이다.

 

이야기는 단순해야 한다. 일어난 일들의 나열이 아니라 핵심에 초점을 맞춘 이야기여야만 한다. 실수를 범하지 않으려면 글의 주제를 아는 것이 좋다. 주제를 안다면 등장인물들은 헤매지 않고 핵심에 다가갈 수 있다. 작가는 주제의 요점을 파악하며 불필요한 것을 걷어내어 독자가 이야기의 핵심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러면 독자는 작가가 그린 큰 그림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독자가 인물의 감정을 어떻게 알아야 하는가, 주인공과 독자의 거리감은? 어떤 방식으로 인물의 감정과 생각을 전달해야 하는가. 이 책은 이야기의 요소 중 가장 중요한 감정 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대해 알려준다. 저자는 일인칭, 객관적 또는 제한적 삼인칭과 등장인물의 몸짓 언어가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법을 안내한다.

 

이 책을 읽는 이유는 제목처럼 끌리는 이야기를 쓰기 위해서다. 이처럼 사람이 행동을 하는 데에는 목표가 존재한다. 작품 속의 주인공 또한 마찬가지다. 저자는 영화와 소설을 인용하여 내면적 목표와 외면적 목표를 설명한다. 예시를 통해 학습한 우리는 주인공이 무엇을 원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대면해야 할 적과 공포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사람은 스스로가 원하는 것을 찾아 이해하는 것도 어렵기에 끊임없는 사유가 필요할 것이다. 이 훈련은 우리 자신이 목표를 향해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대한 통찰을 길러주고 주인공이 목표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저자는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가장 좋은 곳은 당신의 주인공이 등장하기 훨씬 전부터라 말한다. 그렇다면 이야기는 왜 거기서 시작해야만 하는가? 주인공의 전기와 개요를 쓸 필요성이 여기에서 나온다. 주인공의 세계가 변화한 이유와 시기를 알면 이야기의 흐름을 알 수 있다. 작가는 글의 방향을 알 수 있게 된다.

 

이야기는 구체적이며 때로는 덜 구체적이어야 한다. 모순되는 말이지만 생각해보면 간단하다.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이야기를 단순화시키라는 뜻이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는 주제와 같은 개념적인 것이 아니라 실재하는 감각, 행동, 반응, 기억, 은유 같은 문장으로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요소다. 이 요소들은 이야기를 생동감 있게 만들 수 있으나 때로는 흐름을 방해할 수도 있다. 작가는 독자에게 인물과 이야기, 혹은 주제에 관한 통찰을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현실의 갈등은 좋아하지 않지만 이야기에서의 갈등은 싫어하지 않는다. 실제로 갈등은 이야기의 빠질 수 없는 요소다. 갈등은 주인공을 곤경에 몰아넣는다. 독자는 안전한 장소에서 주인공의 갈등을 관람하며 이 이야기가 좋다면 뒤를 궁금해하게 되는 것이다. 저자는 독자의 욕망을 자극하기 위해 페이지 위로 갈등을 옮기는 방법을 구체적이고 세세하게 보여준다. 더불어 예시를 통해 갈등을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반전에 대한 생각도 제시한다.

 

모든 것은 인과관계에 맞아야 한다. 이야기는 '일어난 일이 누군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야기 측면에서의 인과관계는 '무엇'(사실, 결과)보다 ''(원인, 이유)가 더 중요하다. 독자는 주인공이 울고 있다면 우는 '결과' 보다는 무엇이 주인공을 울게 했는지 '원인'을 알고 싶다. 그것을 납득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독자로 하여금 반드시 예측 가능하게 만들 필요는 없다. 인물과 장면의 '행동, 반응, 결정'의 리듬을 이해하고 패턴을 따라 이야기를 풀어나가라.

 

이 책은 저자는 주인공의 계획을 망가뜨리는 잔인한 방법을 열한 가지나 소개한다. 주인공이 하는 모든 노력이 일을 망칠수록 좋다. 최악의 일이 일어날수록 구체적인 위협이 등장하고 적대 세력이 입체적인 면을 가졌다면 이야기는 더 재밌어진다..

 

주인공은 외적인 위협과 내면의 두려움까지 이겨내야 한다. '위대한 일을 하고자 하는 이는 엄청난 고통을 겪어야만 한다.' 플루타크의 말처럼 결국에는 주인공에겐 결국 좋은 일이 될 것이다. 그렇기에 작가는 주인공에게 착해지지 않아도 된다.

 

독자는 매우 까다롭다. 원초적인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언제든 책을 덮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작가는 독자의 니즈를 파악해야 한다. 저자는 독자가 가장 좋아하는 일을 '예측'이라 제시했다. 독자는 복선을 통한 예측과 더불어 연관 지어 도달한 통찰을 통해 아드레날린 분비 촉진을 얻어 기분이 좋아진다. 읽는 행위에서 벗어나 의도적으로 이야기에 참여하는 행위를 통해 자신이 글의 일부가 된 것처럼 느낀다. 때문에 작가는 복선을 배치함에 있어 신중해야 하며 독자가 그것을 알아챌 수 있어야 한다.

 

서브플롯과 플래시백은 메인 플롯을 견고하게 만든다. 주인공의 행동 이면에 있는 이유를 설명하거나 플롯의 허점을 메워준다. 앞으로 등장할 인물이나 동시 간에 진행 중인 사건을 보여주기도 한다. 메인 스토리를 더 복잡하게 만들어 이야기의 깊이를 더하고 독자로 하여금 고찰할 시간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반면 서브플롯과 플래시백 같은 장치는 이야기 전체에 '일시정지' 버튼을 누른 효과를 준다. 그렇기에 독자가 이것들이 왜 '지금' 필요한지 납득이 갈 만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독자는 이야기가 메인으로 돌아갈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는다.

 

저자는 서브플롯과 플래시백과 메인 스토리라인이 원활하게 연결될 훌륭한 인과관계의 원칙을 알려준다. 등장인물의 모든 행동, 반응, , 기억에 의미를 부여하여 전조, 플래시백, 서브플롯이 자신의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작가가 창조한 세계의 정당한 논리와 원칙을 지키면 독자는 불만을 가지지 않는다.

 

마지막 장에서 저자는 독자의 관점이 아닌 작가의 관점으로 이야기의 방향을 바꾼다.

 

글쓰기는 하나의 과정으로 한 번의 원고로 이야기의 완결 짓는 일은 불가능하다. 저자는 성공한 작가의 공통점을 '다시 쓰기''문제를 찾아내 고칠 수 있는 인내심의 유무'라 축약했다. 초고는 완벽할 필요 없다. 단지 이전보다 이야기를 만들려고 노력하면 된다. 다시 쓸수록 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가까워진다.

 

다시 쓰기를 할 때 각 인물이 처한 현실을 좇아라. 훌륭한 작가는 자신의 마음을 억누르고 등장인물과 독자의 심리를 추적한다. 타인의 생각을 추론하는 능력을 기를수록 모순이 사라지고 글의 리얼리티가 높아진다.

 

작가가 아는 이야기를 등장인물은 알 수 없다. 때문에 작가는 등장인물마다 창조한 세계에 가지는 인식이 각기 다름을 인지해야 한다.. 작가는 이야기 속의 세계를 실재하는 것처럼 객관적으로 바라보지만, 등장인물들은 자신이 설정되어 있는 부분만큼을 이해한다는 뜻이다. 대부분의 갈등은 여기에서 비롯된다.

 

작가는 리뷰를 읽음으로써 스스로를 단련할 수 있다. 남의 작품의 리뷰를 읽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 과정에서 작가는 수많은 아픔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 당신은 강해져야 한다. 피해 갈 수 있는 방법은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어디로도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피드백을 얻을 수 있는 몇 가지의 방법을 제시한다. 동시에 작가에게 불필요한 피드백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한 사람을 작가로 만드는 것에 대해 말한다. 글을 쓰는데 천재일 필요는 없다. 필요한 건 오직 인내심이다. 의자에 앉아 글을 써라. 당신이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드러나는 것은 오직 글을 썼을 때뿐이다.

 


[감상]

흔히 감명 깊은 작품을 읽으면 잘 짜인.’, ‘치밀하게 계산된’, ‘빈틈없는’이라는 수식어를 붙인다. 그리고 이런 글은 어떻게 쓰는 걸까. 한숨을 쉬며 부러워한다.

 

끌리는 이야기는 다르게 말하면 팔리는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팔리는 이야기를 쓰기 위해서 작가는 어떻게 해야 할까. 작가는 구매하는 이를 즉, 독자를 연구해야 한다. 독자 외면하는 이야기는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 책 끌리는 이야기는 어떻게 쓰는가는 작가 위주가 아닌 독자의 입장에서 만든 책이다.

 

이 책은 유명 작가들이 글을 쓰며 느낀 점을 적은 작법서보다 훨씬 객관적이다. 저자는 뇌와 신경 과학을 근거로 찾아낸 독자에게 끌리는 이야기의 규칙과 패턴을 제시했다.

 

창작이라는 영역에 과학이 들어서면 껄끄럽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글을 읽는 대상은 사람이고 글을 읽고 사유하고 반응하는 것은 뇌와 신경이다. 그렇기에 뇌와 신경을 연구하는 과학이 접근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본 책이 딱딱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그건 오해다. 이 책은 아주 친절하다.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지만 항상 신경 과학과 인지심리학적 견해를 곁들인 풀이 과정을 보여준다. 덕분에 이런 의견이 있을 수 있구나라는 생각 혹은 달랐던 의견을 점검할 수 있는 계기를 줄 수 있다.

 

저자는 독자의 관점과 글의 주인공부터 서술 방식까지 상세히 짚어 준다. 왜 주인공에게 어려움을 주어야 하는지, 각 장면에 그래서?’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문제가 없는지, 각각의 등장인물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나열하면 끝이 없다.

 

챕터의 마지막 부분마다 이런 질문들이 정리되어 있다. 읽다 보면 수십 개의 달하는 항목이 당신을 덮칠 것이다. 이건 마치 저자가 글을 읽는 작가에게 던지는 고난 같다. 그러나 우리는 주어진 역경에 굴하면 안 된다. 우리가 던진 고통을 온몸으로 받아내는 주인공처럼 이겨내어야 한다.

 

저자의 글이든 우리의 글이든.

역경을 딛고 일어난 주인공은 합당한 보상을 받기 때문이다.

 

물론 고난을 이겨내고 보상을 받기 위한 전제조건은 글을 쓰는 일이다. 저자뿐 아니라 많은 유명 소설가들이 항상 강조하는 말이니 틀림없다.

 

그러니까 써라. 매일 매일, 어떤 핑계나 변명을 대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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